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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attachment:6c449a3e-633b-4165-8a6c-841bc9c78e0f:Chibishaming.png" alt="attachment:6c449a3e-633b-4165-8a6c-841bc9c78e0f:Chibishaming.png" width="40px" />
나를 잘 알고 있다는 것마냥 구는 게 뭐랄까··· 조금 냄새가 난단 말이지. 뭐, 그게 향긋한 쪽인지, 구린 쪽인지는 좀 더 가까이서 맡아봐야 알 것 같지만. 예를 들면, 침대 위에서. 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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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밍 → 시몬
- 수상한 냄새를 풀풀 풍기는 귀엽지 않은 여자.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지만, 일단은 경계해서 나쁠 건 없다는 이유로 적당히 거리를 두려 하고 있다. 별개로 재밌는 반응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짓궂게 구는 면이 있다.
- 사람 하나쯤은 우주로 손쉽게 담가버릴 수 있을 것처럼 생겼으면서, 정작 공격력은 0에 수렴하는 갭이 재밌다고 생각해 '우주 말랑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물론 속은 말랑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을 진심으로 노려보는 순간엔, 생존신호에 빨간불이 켜지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다른 의미로 심장에 안 좋은 얼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하드한 부탁을 결국엔 곧이곧대로 들어준다거나, 무의식적으로 남을 먼저 챙기는 모습을 볼 때면, 언젠가 누군가에게 된통 당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자신이 그 '누군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에는 최소한의 양심은 있는지라. '걱정이 된다'는 표현은 어쩔 수 없이 쓸 수 없다. 실제로 그 순진함이 생존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손을 내밀기도 했으니.
- 스스로에 대한 자신이 과하다는 지적을 가끔 받지만, 자의식을 제외하고 봐도 시몬은 자신을 이상하리만치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 이상한 건, 자신도 시몬이 신경 쓰인다는 점이다. 며칠 보지 않은 사인데도, 몇 번이고 마주한 것만 같은 기묘한 익숙함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자신을 잘 안다는 듯이 구는 태도가 거슬리면서도, 한편으론 싫지 않다. 싫지 않은 걸 넘어, 점점 믿고 싶다는 마음마저 들고 만다.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는 과거까지, 어쩌면 전부 털어놓을 수 있을 만큼. 그리고··· 자신의 은밀한 곳까지도 전부 보여줄 수 있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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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나 말하지만, 나는 샤밍의 보호자가 아니야. 샤밍을 변호할 의무 같은 건 없고, 손을 잡을 이유도 없어. 그러니까, 그런 간절한 눈빛으로 보지 마, 변태 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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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 샤밍
- 심우주로 날려버려야 할 저질스러운 변태 고글. 여자들에게 경박한 농담을 던지며 질척이는 모습이 둥둥 떠다니는 헬륨풍선처럼 한없이 가벼워 보인다.
- 자주 협력을 제안해오지만 영 못 미덥다는 생각이 든다. '변태 고글'인 이유도 분명 있지만 철저하게 자신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움직이는 보신주의는, 아무래도 협력자로서 신뢰하기 어려우니까. 막말로 '위험해지면 뒤도 안 돌아보고 꽁무니를 뺄 것 같아서'가 가장 큰 이유. 무엇보다 위기에 처하면 도게자를 하는 녀석이 믿음직해 보일 리 없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또다시 샤밍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 여자라면 마냥 간이든 쓸개든 빼줄 듯 사족을 못 쓰는 것 같지만,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선을 긋는 등 의외의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생존에 직결된 부분에선 합리적인 면이 있다고 볼 수 있겠지. 협력을 맺더라도, 자신이 한 발짝 다가가면 친한 사이라 해도 조금쯤은 경계하라며 뒤로 두 발짝 물러선다던가··· 물론 수호천사일 때 오직 '여자'만 수호한다는 점에서는 역시는 역시나 싶다.
- 의외의 들짐승 같은 경계심과 은연중에 드러나는 외로움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알게 된 뒤로는, 샤밍을 더 이상 전처럼 매도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분명 가족들의 죽음 앞에서 오랜 시간동안 방황하며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했겠지. 그리고 샤밍이 택한 방법은 자신 이상으로 소중한 것을 만들지 않는 것.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다시는 잃어버리기 않기 위해. 그 사실을 알고나니, 샤밍에게는 지금의 현재가 그저 끝나지 않은 과거의 연장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서 샤밍이 자신을 '동료'라고 불러주었을 때는, 마음 한 구석이 더없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동료라는 단어가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제는 잘 알고 있으니까. 동시에 깨달았다. 자신이 매번 그의 협력을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너'와 '나'가 아닌 '우리'로서 함께 미래로 나아가고 싶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